집에 항상 제가 듣는 앰프가 있었습니다(?)...진공관 앰프죠 물론....
근데 지금은 어디론가 들어가고 없습니다...ㅠ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랄까...

마땅한 가구가 없는 저희집에는 항상 제가 사용하는 물건들이 마치 정리되지 않은듯이 쌓여있엇습니다.
근데 잘 보면 정리를 해도 도데체 정리가 않된듯이 보이는 것이고, 거기다가 튀어나온 부분들이 많으니 닦아도 닦은것처럼 보이질 않으니 당연히 마눌은 좋아하질 않지요..

그래서 은근히 마눌의 바람은 저런것들을 갖다 버리든지 어디다 치워버리고 싶었을겁니다.

하루는 저런 앰프들을 어디다가 깨끗하게 정리해서 넣어둘만한게 없을까 라고 하더군요.

물론 돈 들이면 적당한 가구 사서 안에 정리하면 되겟지만 남 모르는 속사정이 있는지라 그러지도 못하고 혹시나 여기서 더 진보하면 깨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다가 결국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저렴한 합판을 근처 나무 파는데 가서 사다가 대충 뚝딱거려서 TV를 올려놓을 테이블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지저분한것을 가리기 위해 앞에 문을 달고 그나마 좀 잇어 보이려고 쇠로된 손잡이도 달았습니다...

그리고는 과감하게 그동안 널부러져 잇던것들을 몽땅 안에 집어 넣었습니다..

이젠 밖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고요합니다.

음악도 들리지 않고, 따뜻한 불빛도 없습니다...침묵입니다.....!!
그나마 얻어쓰던 스피커도 따라서 같이 없어졌습니다...

마눌이 쬐끔 안쓰러웟는지 자기가 꼬불쳐논 돈으로 소파를 하나 사서 그자리에 놓자고 합니다. 그리고 내가 젤 먼저 않을수 있는 권리를 준답니다..

그 이후로 전 진공관 앰프로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근데 그 희생으로 대신 들어선 소파 덕분에 약간은 다르지만 소일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게시판 어딘가에 제가 올렸던 나무로 만든 사이드 탁자와 커피 테이블이 그것입니다...

하나를 하고 그게 맘에 드는지 또 하랍니다..
근데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잇습니다...
담엔 요런 방법으로 한번 해 볼까?
그리고는 마눌한테 설명하면 마눌은 나무 언제 사러 갈거냐고 묻습니다...
자기가 무늬를 고른다나요?

이젠 나무사는것은 추궁을 받지 않습니다..ㅎㅎㅎ
요즘은 약간씩 예전 앰프얘기를 들먹거립니다...

아직은 씨알도 먹히지 않습니다..근데 만들 가구의 모양이 빈티지로 흘러거는것에는 반응을 보입니다...ㅎㅎㅎ

빈티지에 어울리는 앰프 얘기도 언젠가는 먹힐겁니다..
전 그렇게 믿습니다..

다시 인두를 잡는 그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인두대신 대패와, 끌과, 망치를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