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우연히 알게 된 달링 앰프 에피소드를 어느 날 식탁에서 들려줬더니
"그 소리 좋다는 달링 앰프, 당신 마누라에게도 한번 만들어줘 봐라" 하는 말에
작년 12월부터 두어 달 작업하여 만들어 줬는데, 몇 번 듣고는 관심 밖이라
한쪽 구석에 밀쳐 두었는데, 지난 여름 문득 저 달링 앰프 출력을 300B에 물리면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해 졌습니다
별 할 일도 없는 지라 달링 앰프를 엎어 놓고,
출력트랜스 1차선과 출력관 1626 플레이트 접점에 0.47 콘을 붙이고,
실드 선으로 300B의 그릿드에 연결하여 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좀 놀랐습니다. 300B에서 이런 소리가??
내가 지난 세월 동안 300B로 뭔 소리를 들어왔던가 싶었습니다
2주 정도 그렇게 들으면서 도저히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 듣는 달링 앰프 해체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가 욕만 얻어 먹었습니다
딴에 정리한답시고 지난 시월에 부품들과 배선재들을 1차로 내 보내서
남은 것이 별로 없지만, 일단 300B 앰프에서 초단, 드라이브단을 싹 다 들어내고,
소켓을 바꾸어 붙이고, 들어낸 부품들을 이리 저리 조합하여 다시 엮었습니다.
진공관은 어쩔 수 없어 소리전자 장터에 나온 것을 구입했습니다
개조한 지 2주 정도 지났는데, 들을 때마다 전신을 관통하는 가벼운 전율과 감동입니다
나로서는 거의 환상적입니다
혹시 300B 앰프(싱글)를 만들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면 적극 추천합니다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까다로운 부품은 없습니다
호기심과 흥미를 잃지 않는다면 인생은 우연과 놀라움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