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 부록 (IMF시대를 위한 프리앰프 자작)

회로도, 전원부, 부품배치도 1, 2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997년이 지나가고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는 필자는 물론 우리나라 온 국민이 힘든 한해를 보낸 것 같다. IMF 한파다 뭐다 해서 올해에는 더욱 힘든 한해가 될 것인바, 외국물건에 대한 의존도가 큰 우리 오디오쟁이들의 정신적 빈곤감은 더욱 커질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을 듣지 않을 수도 없는 일이고 결국은 저렴한 가격에 제대로 소리나는 시스템을 구비 하는 길이 최선의 길이 아닌가 한다.
이번 글의 제목이 "IMF시대를 위한 프리앰프 자작"인 것은 이번에 소개하는 프리앰프가 구조상 간단하여서 제작비용이 그만큼 싸게 먹히기 때문에 붙여본 제목이다. 그러나 구조가 간단하다고 해서 음질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원래는 "삼극관 앰프 120% 즐기기"인 글중 맨 마지막쯤 (원래 순서는 스피커 이야기 -> 앰프 이야기 -> 출력관 이야기 -> 파워앰프 자작 ->프리앰프 자작의 순서이다.) 소개할 예정이었으나 연재기사의 지루함을 좀 달래보고 또, 연초부터 손이 심심하실 자작파 독자들을 위해서 신년특집으로 먼저 소개한다.
필자가 "IMF시대용 프리앰프"라 이름 붙인 이 프리앰프는 정말로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프리에 쓰인 진공관은 달랑 6DJ8이란 진공관 하나가 전부인데 회로가 간단하다고 해서 일견 보기에는 소리도 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시는 독자도 있겠으나 필자가 이야기하는 몇 가지 제작상 주의점만 지킨다면 메인시스템으로 사용해도 좋은 만큼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깔끔하게 만들어서 예쁜 케이스에 넣어주면 비싸지 않은 가격에 프리앰프를 장만 할 수가 있다. (노력이 들긴 하지만)

(1) 사용된 진공관

이 프리앰프(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라인앰프)를 위해 선택한 관은 6DJ8이란 관이다. 이 관은 원래 오디오 용도에 쓰이기보다는 저전압 고주파용 관으로 계측기 혹은 레이더 등 산업시설에 이용되던 관이다. 생산 목적이 오디오용이 아니라서 오디오용으로 설계되어진 관에 비하여 마이크로포닉 노이즈가 심하다는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장점도 있는데 음의 직진성이 매우 우수한 편이며, 특성상 상호 인덕턴스가 매우크고 내부 임피던스가 낮아서 매우 현대적인 소리를 낸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80년대 이후에 발표된 많은 프리앰프들이 이관을 채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청감상으론 고역재생이 뛰어나고 여타 프리용 진공관에 비해 공간감과 비트 있는 음악 재생에 장점이 있었다. 이관을 선택할 때의 주의점으로는 이관이 마이크로포닉 노이즈에 취약하므로 좋은관을 잘 골라야 한다.
6DJ8은 유럽식 표기로(유럽에서 생산된 관) ECC88이라고도 표기되는데 이것의 고신뢰관으로 E88CC, 6922, 7308 이란 넘버링 된 관이 있다. 될 수 있으면 고 신뢰관을 쓰는 편이 마이크로포닉 노이즈를 줄일 수 있다. 권장 할 만한 브랜드로는 필립스 미니와트 혹은 뷰글보이 , 영국제 멀래드, 텔레풍겐 등의 관이 있다.

(2) 회로설명 과 부품 선택

그림1의 회로가 프리앰프의 회로이다. 그림에서 보듯 프리앰프는 아주 간단한 구조로 되어있다. 한 채널에 6DJ8을 반 알을 사용하여 일단으로 증폭한 것이 전부인 회로인데, 구조가 간단하므로 부품수도 적고 "Simple is the best"라는 이념에 충실한 회로이다.
6DJ8이란 관은 1단 증폭하면 약 27dB정도의 증폭을 얻을 수 있으므로 본기의 회로에서는 약 -7dB정도의 feed back을 걸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이 6DJ8이란 관은 내부저항이 매우 낮아서 1단 증폭시에도 12AU7을 SRPP로 구동했을 때의 출력 임피던스와 거의 맞먹는 2㏀ 이하가 되는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번 기사의 이름에 걸맞도록 부품의 선택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은 것들을 쓰기로 한다. 전해 캐패시터 들은 모두 국산 삼화의 105。용인 고품질 제품을 쓰도록 하고, 저항은 국산으로 (여유가 있으시면 홀코나 로더스테인을 사용해도 좋다. 몇 개 안되므로) 사용한다. 그리고 캐패시터 7번(C7)인 470㎌/16V 전해 캐패시터는 220㎌/12V의 탄탈륨 캐패시터를 사용하면 더욱 좋다. 커플링 캐패시터인 3㎌/200V의 필름 캐패시터는 질 좋은 것을 사용하도록 한다. 권할만한 것으로는 여유가 있으시면 MIT 사의 제품도 좋고 킴버사의 제품도 가격도 저렴하고 좋다. 단 비마사의 제품은 소리가 경질이므로 권하고 싶지는 않다. 회로중의 셀렉터 입력은 필자처럼 CD와 PHONO 두개 만 사용하는 경우는 비싼 셀렉터 대신 6접점 의 토글 스위치를 사용하여도 된다. 입력단의 100㏀볼륨은 어테뉴에이터를 사용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제목이 제목이니 만큼 가변볼륨을 사용하기로 한다. 추천할 만한 제품으론 알프스 사의 블루벨벳 시리즈의 클릭볼륨을 권한다.
(단 볼륨을 사용할 때 스테레오 볼륨 특성상 좌우 채널의 편차가 생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므로 어느 정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모노볼륨 2개를 쓰는 방법도 있다)
전원 트랜스는 220V입력과 2차측에 200V/100mA의 B+전압과 8V/1A정도의 히터 전압 탭이 있으면 된다. 단 증폭단에 공급되는 b+전압이 240V 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 240V ~ 280V 정도 사이의 전압이면 상관이 없으므로 2차측이 200V ~ 230V정도 나오는 트랜스면 쓸 수 있다.
제대로 감아진 파워 트랜스를 쓰는 것이 좋은데, 파워 트랜스 구하기가 어렵다면 꽁수(?)로 청계천에 나가면 감아 파는 트랜스들이 있는데 그중 입력 220V 2차측 200V나 1:1 로 1차측 입력 220V, 2차측 출력 220V로 감아 파는 트랜스 하나와 1차측 220V입력 2차측 출력 8V정도의 DC 어댑터용 트랜스 하나를 사서 전원부에 2개의 트랜스를 쓰는 방법도 있다. 아마도 두 개 사는데 만원 정도면 가능할 것이다. 이때는 쇼트링 되어 있는 것을 구하도록 한다.

B+전압 정류용 다이오드는 UF4007 급속회복용 정류 다이오드나 MUR860 같은 소프트 리커버리용 다이오드를 사용하고, 리플험 제거용으로 2SC3344란 TR을 사용하는데 구하기가 힘들면 대치표를 참조하여 대치품을 사용해도 된다.

히터 정류용 정류 다이오드는 브릿지 다이오드를 사용하면 되고, 7806이란 정전압 IC를 사용하여 6V를 만들어서 히터에 공급한다. 증폭단에 B+전압을 인가하는 방법은 전원부 47uF/400V 캐패시터인 C4 캐패시터의 +극에서 두선을 뽑아서 증폭단의 저항 27K/2W의 B+지점(그림2 배치도 증폭단에 B+전압이라 쓰인 지점)에 연결해 주면 된다. 히터 전압의 인가는 히터 정전압부의 C6번 캐패시터(220uF/16V)의 +극에서 한 선을 빼서 6DJ8의 4번핀에 연결하고 어스선에다 5번핀을 연결해 주면 된다.
이상 간단하게 설명을 하였는데 처음에도 이야기하였듯이 음질을 위해 꼭 제작시 지켜야할 몇 가지를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다.

 6DJ8은 마이크로포닉 노이즈가 없는 고품질의 것을 사용한다.
 커플링 콘덴서는 가급적 질 좋은 것으로 사용한다
 제작상의 주의점 - 이 프리 앰프는 간단한 대신 전원부가 증폭단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 그 제작예로서 필자는 가로 15Cm X 세로 10Cm의 기판에 전원부와 증폭부를 모두 집어넣었다. 꼭 이렇게 작은 기판안에 다 집어넣으려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한 기판안에 다 넣으면 신호 경로도 짧아지고 간단해 진다. 그러므로 초보자라면 조금 더 큰 기판을 구해서 한 기판안에 다 넣도록 한다.

그림2는 기판 배치 및 배선도이다.

배선을 할 때 가능하면 부품 원래의 다리를 사용하여 배선을 하고, 배선용 선으론(다리가 짧을 때) 0.7mm정도의 동 단선(은도금 단선이면 더욱 좋음)을 사용하고 어스선으론 1mm정도의 동 단선을 사용한다.
어스선이 소켓 중앙을 지날 때 는 쇼트 되지 않도록 그 부분을 피복하여 준다.(매우 중요한 부분이므로 잊지 않도록 한다) 작업용 기판은 구멍이 미리 일정간격으로 뚫려있고 패턴이 붙어있는 에폭시 만능기판을 사용하고, 기판의 신호입력과 출력 단자로는 3구멍 터미널 블록을 사용한다.
전원 입력으로는 2구멍 터미널 블록을 사용하면 편하다.(터미널 블록은 그림2에 필자가 대충 그려 놨는데 이해가 가실런지-용도는 선을 집어놓고 상부에 있는 나사를 조이면 선이 고정이 되도록 만들어진 부품이다.)
그림의 배치도는 위에서 본 그림이며, 배선은 밑면에 하도록 한다.
TR과 정전압 IC 에는 꼭 방열판을 사용하여야 하고 쇼트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배치도를 보았을 때 아래부분의 터미널 블록이 볼륨으로부터 들어오는 신호선이 고정되는 터미널 블록 (3구멍)이며 중간에 있는 터미널 블록(3구멍)이 출력용이다.


(3) 마무리

이상으로 프리앰프 제작에 관한 간단한 설명을 하였다. 워낙 간단하므로 크기가 작아서 깜찍한 크기의 샤시에 수납이 가능하다.(파워 트랜스의 크기에 따라 샤시의 크기가 달라지겠으나 필자의 경우 20Cm * 15Cm * 8Cm의 샤시에 수납하였다) 재생음의 경향은 6DJ8 프리앰프답게 고음이 시원하고 비트가 강한 음악에 발군이었으며 공간감이 매우 좋았다. 특히 6DJ8을 여러 번 증폭한 여타의 다른 회로들에 비하여 훨씬 담백한 경향의 음이었다.